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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심 진출작 ④ 은희경 '아가씨 유정도 하지'

엄마도 아내도 아닌 오로지 '나'로 존재한다 남달랐던 1933년생 최유정 주체적인 삶 모습 보여줘 "인생 다룬 성숙한 소설“ 서정원 기자 입력 : 2021.07.27 17:05:45 수정 : 2021.07.27 19:07:39 ◆ 제22회 이효석 문학상 ◆ 이전 세대 여성은 자신의 이름을 온전히 가졌던 적이 드물었다. 누구 엄마, 어디 댁, 누구 아내 등 타인과 관계 속에서 정의되곤 했다. 은희경 '아가씨 유정도 하지'는 여든두 살의 여성 '최유정'을, 그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이름 그대로 소리 내어 불러준다. 개인으로 호명된 유정의 오색찬란한 삶은 꽃으로 피어나 독자에게 가닿는다. 1933년생 최유정은 젊은 시절부터 남달랐다. 희생과 자애라는 동시대 여성의 덕목과는 거리가 멀었다. 넉넉지 못한 살림에..

이효석문학상 2021.07.28

최종심 진출작 ③ 박솔뫼 '만나게 되면 알게 될 거야'

어긋난대로 살아가는 존재들…어려운데도 묘하게 끌리네 감정에 확신 못하는 주인공 체념에 익숙, 매달리지 않아 기존 문법·서사 전복시켜 이향휘 기자 입력 : 2021.07.26 17:08:19 수정 : 2021.07.26 17:57:59 ◆ 제22회 이효석 문학상 ◆ 주인공 '서원이'는 자주 눈물을 흘린다. 콧물까지 흘때도 있다. 소설도 콧물에서 시작한다. 추울 때 코에서 나오는 물이 얼굴을 차갑게 하는 어느 겨울날, 반팔을 입은 천사가 나타나 그의 눈물과 콧물을 닦아준다. '쌀'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 천사는 천사가 아닐 수도 있다고 서원이는 생각한다. 코에서 일어난 일을 생각하다가 작년 여름부터 일어났던 일을 되짚는다. 서원이는 두 번이나 결혼한 전력이 있는 나이 많은 기정이에게 사랑을 달라고 했다. 소설..

이효석문학상 2021.07.27

최종심 진출작 ② 김멜라 '나뭇잎이 마르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우리 삶의 일부분 장애인·성소수자인 주인공 거절 당해도 사랑하며 베풀어 이기적인 현세태에 희망 제시 서정원 기자 입력 : 2021.07.25 16:10:46 수정 : 2021.07.25 16:21:44 최종심 진출작 ② 김멜라 '나뭇잎이 마르고' ◆ 제22회 이효석 문학상 ◆ 살면서 종종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만날 때가 있다. 간이라도 내어줄 듯이 늘 베풀기만 해서, 적당히 위선적이고 적당히 계산적인 요즘 사회엔 안 맞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말이다. 표준적인 현대 한국인인 우린 이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으면서도, 그들처럼 되거나 그들과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는 건 망설이곤 한다. 김멜라 '나뭇잎이 마르고'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따스한 시선을 건넨다. 주인공 '체'는..

이효석문학상 2021.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