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이효석문학상 수상자

제20회 수상작가 장은진

메밀꽃 필 무렵 2019. 8. 27. 16:18


제20회 이효석 문학상(2019년)




수상작
장은진 「외진 곳」


                                                                             
작가 약력
1976년 전라남도 광주시 출생. 전남대학교 지리학과 졸업.
2002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되며 등단, 2004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단편소설 부문을 수상하였다.
소설집 《키친 실험실》《빈집을 두드리다》, 장편소설 《앨리스의 생활방식》《아무도 편지하지 않다》《그녀의 집은 어디인가》《날짜 없음》이 있다.
2009년 제14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였다.


상금
3,000만원


운영위원회

위원장  이우현(이효석문학재단 상임이사, 可山 이효석의 장남)

위 원  김주영(매일경제 문화부 부장)
위 원  방민호(문학평론가,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

위 원  오정희(재단 이사, 소설가)
위 원  이지훈(문학평론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강사)


간  사  김유태 기자 (매일경제)
          김태완 실장 (이효석문학재단 사무국)
       

심사위원회


위원장 : 오정희(소설가)

위 원 : 구효서(소설가, 제6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자)         

            방민호(문학평론가)         

            윤대녕(소설가, 제4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자)         

            정여울(문학평론가)


심사후보작 : (작가명 가나다 순)


김종광 「보일러」
계간 《문학의 오늘》 2018년 겨울호


김채원「흐름 속으로-등잔」
월간 《현대문학》 2019년 1월호


손보미「밤이 지나면」
계간 《문학동네》 2019년 여름호


장은진「외진 곳」
계간 《창작과 비평》 2018년 여름호


정소현「품위 있는 삶, 110세 보험」
계간 《문학동네》 2019년 봄호


최은영「일년」
계간 《창작과 비평》 2018년 겨울호



수상소감

외진 곳은
긴 시간 내가 머물던 자리다.
춥고 외로운 자리고, 고통도 많은 데지만
이상한 힘이 있어서 소설을 쓰게 하는 곳이다.
나는 그 힘이 좋았다.
주위를 의식하게 하지 않고
꺾인 무릎을 펴주어 다시 걷게 해준 힘.
돌아보니 나쁜 것만 있는 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 머물러 움푹 패인 그 자리에 눈물이 고인다.
눈물이라면 더 필요하진 않은데
잠깐만 젖어 있다, 다 마르면
다시 그곳의 이상한 힘으로 글을 쓰겠다.
쓰고 지우고, 쓰고 버리기를 반복하겠다.
나의 자리는 이동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고통은 계속 내 삶을 파고들 테지만
그 순간마다 펼쳐볼 수 있는 한 페이지를 선사해 주신 다섯 분의 선생님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더불어 못나고 연약한 딸을 위해 새벽의 성당 문을 가장 먼저 열고 기도하러 가시는 엄마와 축하의 말을 건네준 이들에게도.


모두 편했으면 좋겠다.



심사평


 ~ 새로운 소설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

  올해 이효석문학상 본심에 오른 작품은 총 17편이었고, 17편 모두 고른 문학적 성취도와 다채로운 주제의식을 보여주어 ‘한국문학의 또 다른 르네상스’가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즐거운 기대감을 품게 해주었다.


  올해 처음으로 등단한 작가부터 70대의 작가까지, 그 어느 작품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강렬한 아우라를 지니고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신인작가들의 힘찬 약진도 두드러졌고 중견작가들의 더욱 성숙한 문학세계의 진화도 눈에 띄는 한 해였다. 이효석문학상 심사위원단은 1차 독회를 통해 김종광, 김채원, 손보미, 장은진, 정소현, 최은영의 작품을 본심에 올렸다. 여러 작품들이 본심작 물망에 올랐고, 치열한 경합 끝에 여섯 편이 선정되었으며 2차 독회를 통해 대상 수상작을 결정했다.


  김종광의 작품 <보일러>는 농촌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천착과 현장감 넘치는 언어가 돋보인다. 도시문학 일색인 상황에서 농촌문학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추운 겨울 보일러가 고장 나 커다란 고초를 겪는 노부부와 그 자식들, 그리고 보일러 수리공의 이야기를 통해 ‘농민’, ‘농촌’, ‘노인’이라는 화두를 문학적으로 따스하게 형상화해내고 있다.


  김채원의 <흐름 속으로-등잔>은 언니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생의 이야기 속에서 인생 전체의 스케일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질문까지 도달하고 있어 작가의 연륜과 내공이 담뿍 느껴지는 작품이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학을 사랑함으로써 한 시대를 견뎌온 사람들을 위한 위로처럼 다가온다.


  손보미의 작품 <밤이 지나면>은 스토리텔링의 긴장감이 살아 있고  심리 스릴러 같은 느낌이 재미있다. 성장소설의 틀을 갖추고 있지만 성장소설의 전형적인 교훈성을 뛰어넘는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이 있다. 인물을 생기 넘치게 그려내는 손보미 작가의 실력은 매번 일취월장하는 듯하다.


  장은진의 <외진 곳>은 우리 사회의 ‘소외된 공간’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집요하면서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또한 사회적 소수자들끼리 서로를 더 어려워하고 다가가지 못하는 모습에 대한 복잡한 심리묘사는 과거 민중문학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묘사라는 점에서 장은진의 탁월한 성취라고 볼 수 있다.


  정소현의 <품위 있는 삶, 110세 보험>은 매우 흥미로운 ‘미래시점’의 설정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약간 추리소설적인 서사이기도 하고, SF소설 같은 분위기도 공존하여 더욱 흥미롭게 읽힌다. 사회적 제도의 그물망 속에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아주 좁은 길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던지는 소설이기도 하다.


  최은영의 <일년>은 두 여성의 따스한 친밀감이 강화되는 과정과 돌이킬 수 없는 거리감이 자리 잡는 과정을 탁월하게 잘 그려냈다. 소소한 일상을 통해 드러나는 현대인의 욕망과 감정이 매우 핍진하게 드러나 있다.


  여섯 편 가운데 장은진의 <외진 곳>과 김채원의 <흐름 속으로-등잔>이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다. 이 중 <외진 곳>은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을 향한 따스한 연대와 공감의 에너지를 지니고 있고, 시대적 응전력과 서정적 감수성 모두를 지니고 있는 뛰어난 작품이다. 더불어 작중인물에 대한 지나친 연민에 기울어지지 않으면서 끝까지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그들이 처한 삶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작가의 시선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2019 이효석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우리 심사위원단은 저마다 작가와 평론가로서 활동하고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로서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뜨거운 희열을 느낀다. 한국문학을 여전히, 그 어떤 조건 없이 그저 치열하게 사랑하는 우리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신의 문학작품들을 함께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영광이자 무한한 축복이 아닐까 싶다. 우리 독자들도 문학이라 불리는 이 아름다운 내면의 성찬을 마음껏 포식하시기를 기원한다.


                                                                          제20회 이효석문학상 심사위원단
                                                                          오정희, 구효서, 방민호, 윤대녕, 정여울



장소: 강원도 평창군 진부문화센터
일시:  2019년  9월 7일(토요일)  낮 12시
시상:  대상 - 상패와 상금 3,000만원, 우수작품상(5명) - 상장과 상금 2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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