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이효석문학상 수상자

제22회 수상작가 이서수

메밀꽃 필 무렵 2021. 10. 6. 17:09

 

 

 

 

 

 

 

 

 

 

 

 

 

 

수상작

이서수 「미조의 시대」

 

작가 약력

♦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 단국대학교 법학과 졸업

♦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 수상/2020년 장편소설《당신의 4분 33초》로 제6회 황산벌청년문학상을 수상했다.

 

대상 상금

3,000만 원

 

운영위원회

위원장 이우현(이효석문학재단 이사장, 可山 이효석의 장남)

위 원 전병득(매일경제 문화부 부장)

위 원 오정희(재단 이사, 소설가)

간 사 서정원 (매일경제 문화부 기자)

간 사 김태완 (이효석문학재단 문화부 팀장)

 

제22회 이효석문학상 최종 심사후보작(작가명 가나다 순) 

  작   가     작       품  출       처
김경욱 「타인의 삶」 월간 《문학사상》 2020년 12월호
김멜라 「나뭇잎이 마르고」 계간 《문학동네》 2020년 겨울호
박솔뫼 「만나게 되면 알게 될 거야」 계간 《문학동네》 2021년 봄호
은희경 「아가씨 유정도 하지」 격월간 《Axt》 2021년 1-2월호
이서수 「미조의 시대」 격월간 《Axt》 2021년 3-4월호
최진영 「차고 뜨거운」 계간 《창작과비평》 2020년 겨울호

 

심사위원

오정희(심사위원장)

소설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초빙교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5기 위원, 위원장 직무대행 역임

현재 동인문학상 종신 심사위원, 김유정문학상 본심 심사위원 역임

 

구효서

소설가, 제6회 이효석문학상, 제41회 이상문학상, 제45회 동인문학상, 제16회 대산문학상 수상

동인문학상 심사위원, 이효석문학상 심사위원 역임

 

김동식

문학평론가, 인하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1995년 《문학동네》를 통해 평론가 등단, 김유정문학상 본심 심사위원 역임

 

윤대녕

소설가,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제20회 이상문학상, 제43회 현대문학상, 제4회 이효석문학상, 제1회 김유정문학상 수상,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이효석문학상 심사위원 역임

 

정여울

문학평론가․에세이스트,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2004년 《문학동네》를 통해 평론가 등단, 2013년 전숙희문학상 수상

동아일보 신춘문예, 한겨레문학상 심사위원 역임

 

수상소감(이서수)

  수상 소식을 전해 듣기 직전, 저는 막 설거지를 시작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점심 반찬으로 데운 두부와 오이지무침을 먹었는데, 이렇게 간소한 찬으로도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으니 욕심 부리지 말고 소박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릇을 포개어 들고 개수대에 내려놓자마자 수상 소식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통화를 마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습니다. 기쁨보다 서러움에 가까운 감정이 솟아올라 뒤늦게 당황스러웠습니다. 서러울 이유가 뭐가 있나. 나는 늘 소설을 쓰고 싶어 했고, 어떤 상황에서도 소설을 썼고, 아무런 보상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의연했는데. 저는 눈물을 닦고 다시 설거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깨끗하게 닦아놓은 그릇이 바싹 마를 때까지도 저의 마음은 내내 젖어 있었습니다.

<미조의 시대>는 저에게 조금 특별한 소설입니다. 저는 경험담을 소재로 소설을 쓴 적이 많은데, 이 소설은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허구의 이야기라는 소설의 특징을 충실히 따랐기에 어느 부분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며, 어느 부분이 만들어진 이야기인지는 저와 가족만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소설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우리의 귀를 쫑긋 서게 만들었습니다.

이 소설을 세상으로 내보내며 이 시대 어딘가에 이런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응답이 돌아올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섯 분의 선생님들로부터 귀중한 답신을 받아든 지금, 소설가로서 제가 수행해야 할 어떤 역할이 분명하게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저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소설적인 것이라는 생각으로 소설을 써 왔습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그건 원래 그런 것이라고, 어쩔 수 없다고 포기를 강요하는 목소리에 저항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더욱 분명하게 깨달았습니다.

문학의 힘을 빌려 전해야 할 누군가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겠습니다.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모든 이들을 위로하며 수상 소감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심사경위 및 심사평/

제22회 이효석문학상 최종심에서는 6편의 작품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하지만 이 치열한 경합은 단 한 편의 대상작을 뽑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이 모두가 대상작이 되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아름다운 작품들이 빚어내는 찬란한 감성의 축제였다. 김경욱의 <타인의 삶>, 김멜라의 <나뭇잎이 마르고>, 박솔뫼의 <만나게 되면 알게 될 거야>, 은희경의 <아가씨 유정도 하지>, 이서수의 <미조의 시대>, 최진영의 <차고 뜨거운>이 마지막까지 각축전을 벌인 가운데, 이서수의 <미조의 시대>가 만장일치로 제22회 이효석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대상 수상작뿐 아니라 모든 작품이 한국소설의 치열한 진화 과정을 증언하는 뜨거운 작품들이었다.

여성서사의 괄목한 만한 진화를 보여준 은희경과 최진영의 작품은 단지 여성이 아니라 ‘삶을 결정하는 주체’로서 한 인간이 성장해 가는 경이로운 극복의 드라마를 보여주었다. 은희경은 노련미 넘치는 거장의 빈틈없는 묘사력으로 찬사를 받았고, 최진영은 매번 작품이 발표될 때마다 한 걸음씩 진화하는 성실함과 치열함으로 찬사를 받았다. 김경욱의 작품은 ‘소설이란 무엇인가, 작가란 어떤 존재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묵직한 화두를 던져줌으로써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받았다. 김멜라의 작품은 한 걸음 한 걸음 그야말로 처절하게 타인을 향해 다가가고자 분투하는 주인공 앙헬의 눈물겨운 사투를 그려내어 찬사를 받았다. 박솔뫼의 작품은 극한의 아픔조차 원한도 증오도 고통도 없이 묘사해내는 냉정한 화술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서수의 <미조의 시대>는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빈틈없는 스토리라인, 한 명 한 명 핍진하기 이를 데 없는 캐릭터의 형상화, 미묘한 갈등과 애증의 서사로 엮여 있는 주인공들의 인간관계, 애정의 대상이지만 증오의 대상이기도 한 서로를 향한 미세한 감정변화에 이르기까지, 스토리 전개는 물론 문장 하나하나가 엄청난 공력으로 이루어진 탄탄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혼신의 힘을 다해 단 하나의 단편소설을 세상 속으로 쏘아올리는 작가의 눈물겨운 혈투에 찬사를 보내게 된다. 독자는 이 작품 속의 모든 인물에게 연민과 공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작가가 얼마나 깊고 따스한 애정을 가지고 이 인물을 그려냈는지, 그 인물들이 얼마나 우리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생생하게 닮았는지, 그 살갑고 눈물겨운 공감과 연대의 과정이 문장 하나하나에 뚜렷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모든 작품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만 이서수의 <미조의 시대>는 젊은 작가의 새로운 실험이 유독 돋보이는 수작이었으며 나아가 한국문학의 밝은 미래를 온몸으로 증언하는 참신한 작품이었다. 팬데믹 이후 더욱 깊어진 생존의 고통 속에 시름하는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에게 거짓 희망이 아니라 진정으로 삶의 고통을 견뎌낸 자만이 줄 수 있는 묵직하고도 따스한 위로를 전해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아무런 이견이 없는 완벽한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한 이서수 작가의 찬란한 미래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최종심에 오른 모든 작품들 하나하나가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눈부신 한국문학의 약진으로 기록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모든 우수작품상 수상자들에게 힘찬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제22회 이효석문학상 심사위원단

오정희, 구효서, 김동식, 윤대녕, 정여울

(심사위원 정여울 평론가 대표 집필)

 

시상식

장 소: 강원도 평창군 이효석문학관

일 시: 2021년 9월 11일(토) 오전 10시 30분

시 상: 대 상 - 상패와 상금 3,000만원, 우수작품상(5명) - 상장과 상금 2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