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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심 진출작 ③ 김멜라 '제 꿈 꾸세요'

[2022 이효석문학상] 죽음을 15초 남겼을 때, 녀석이 나타나 노래를 불렀다 가이드가 망자 여행 이끄는 사후 세계에 관한 이야기 맑고 귀여운 상상력 돋보여 김유태 기자 입력 : 2022.07.31 16:55:16 수정 : 2022.07.31 16:55:57 ◆ 제23회 이효석 문학상 죽은 사람은 사후 며칠 뒤 지인의 꿈에 나온다고들 한다. 주변을 둘러봐도 그런 경우가 적지 않다. 다시 보지 못하리란 간절한 그리움이 무의식 속의 망자를 호명해낸 결과이겠지만, 김멜라는 이 낭설에 귀여운 상상력을 덧댔다. 단편 '제 꿈 꾸세요'는 사후 세계 망자들의 여행을 다룬다. 혼자 살던 30대 무직 여성이 등장한다. 그녀는 방금 죽었다. 수면제를 삼키고 사흘 만에 깨어났지만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며 급히 먹은 '..

이효석문학상 2022.08.06

최종심 진출작 ② 백수린 '아주 환한 날들'

[2022 이효석문학상] 자기만의 온기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사위가 사준 앵무새 한마리 평온한 일상 뒤흔들어 타인과의 조화에 대한 사유 김유태 기자입력 : 2022.07.26 17:19:50 수정 : 2022.07.26 18:39:21 ◆제23회 이효석문학상 삶에 지쳐 자주 잊고 살지만, 모든 존재는 온기를 필요로 한다. 백수린(사진) 단편 '아주 환한 날들'은 이 자명한 진리를 일깨운다. 혼자 사는 옥미의 이야기다. 그녀는 6년째 매일, 매주, 매달 정한 일과를 한 치의 어긋남 없이 반복해왔다. '월요일엔 화장실, 화요일엔 베란다, 수요일엔 냉장고….' 이런 규칙에 맞춰 집 안을 청소했고, 오후 외출이 끝나면 저녁식사를, 이어 설거지까지 마친 뒤 천변에서 1만보를 걷고 연속극을 보다 잠자리에 들었..

이효석문학상 2022.08.06

최종심 진출작 ① 정한아 '지난밤 내 꿈에'

[2022 이효석문학상] 모녀의 애증 사이로 스며나오는 생의 진물 한센병이었던 한 여성과 그녀가 고아원에 맡긴 딸 두 사람, 화해는 가능할까 ⁕김유태 기자입력 : 2022.07.24 17:08:37 수정 : 2022.07.25 11:19:53 ◆ 제23회 이효석 문학상 그녀는 한센병이었다. 남편과는 한센인 수용소, 정확히는 섬 안 교회에서 만났다. 사실, 그녀에겐 두 번째 혼인이었다. 발병을 처음 알았을 때 그녀의 전남편은 극약을 건네며 말했다. "조용히 죽으라." 그녀는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일생을 죄의식 속에 살았다. 시간이 지나 그녀의 손녀, 화자인 '나'가 이 글을 쓰고 있다. '나'의 엄마는 외조모가 섬 안에서 결혼해 낳은 딸이다. 외조모는, 그리고 엄마는 어떤 삶을 걸어왔을까. 정한아 작..

이효석문학상 2022.08.06

[2022 이효석문학상] 1차독회

[2022 이효석문학상] 여성의 목소리로 그린 이 시대의 자화상… 최고의 소설은? 전염병·부동산·청년실업 등우울한 현실 소설 속으로… 최종심 6명 모두 여성작가" 일부작품 진부한 설정" 평가도 대상 3000만원…9월 시상식최종 결과는 8월 중순 발표 ⁕김유태 기자 ⁕입력 : 2022.07.24 17:08:44 ⁕수정 : 2022.07.25 11:19:4 ◆ 제23회 이효석 문학상 ◆ 이효석문학상 제1차 독회에 참석한 심사위원들. 왼쪽부터 소설가 편혜영·구효서·오정희(심사위원장), 문학평론가 김동식 인하대 교수·이경재 숭실대 교수. [이충우 기자] 소금 뿌린 듯 흐드러지게 펼쳐질, 봉평 메밀꽃밭의 올해 주인공은 누굴까.이효석문학상이 올해 23회째를 맞아 힘차게 출발했다. 이효석문학상은 '메밀꽃 필 무렵' ..

이효석문학상 2022.08.06

제22회 수상작가 이서수

수상작 이서수 「미조의 시대」 작가 약력 ♦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 단국대학교 법학과 졸업 ♦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 수상/2020년 장편소설《당신의 4분 33초》로 제6회 황산벌청년문학상을 수상했다. 대상 상금 3,000만 원 운영위원회 위원장 이우현(이효석문학재단 이사장, 可山 이효석의 장남) 위 원 전병득(매일경제 문화부 부장) 위 원 오정희(재단 이사, 소설가) 간 사 서정원 (매일경제 문화부 기자) 간 사 김태완 (이효석문학재단 문화부 팀장) 제22회 이효석문학상 최종 심사후보작(작가명 가나다 순) 작 가 작 품 출 처 김경욱 「타인의 삶」 월간 《문학사상》 2020년 12월호 김멜라 「나뭇잎이 마르고」 계간 《문학동네》 2020년 겨울호 박솔..

최종심 진출작 ⑥ 최진영 '차고 뜨거운'

엄마를 사랑하면서도 벗어나려 애쓰는 딸 엄마의 상처 대물림 끊고 다른 삶을 다짐하는 딸 "냉혹하고 모질어서 시원한 문장들로 가득“ 서정원 기자 입력 : 2021.07.29 17:02:51 수정 : 2021.07.29 18:13:15 ◆ 제22회 이효석 문학상 ◆ 어른이 되려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세계의 이름은 부모다. 어릴 땐 든든한 품에서 보호받을 수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안온한 집은 독립을 가로막는 감옥이 된다. 눈물을 머금고 투쟁하며 부모라는 알을 깨고 나올 때 아이는 비로소 성장한다. 최진영 '차고 뜨거운'은 뜨거운 마음으로 엄마를 사랑하면서도, 차가운 머리로 엄마로부터 벗어나는 한 인간을 그린다. 엄마는 딸인 '나'를 사랑했지만 그 사랑의 최종 형태는 폭력이..

이효석문학상 2021.07.30

최종심 진출작 ⑤ 이서수 '미조의 시대'

성인 웹툰 그리는 여성 노동자의 비애 구로, G밸리로 바뀌었지만 노동자의 소외된 삶은 여전 K웹툰에 가려진 노동착취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려 이향휘 기자 입력 : 2021.07.28 17:06:08 수정 : 2021.07.28 17:11:54 ◆ 제22회 이효석 문학상◆ 5000만원으로 서울 전셋집을 구하겠다고? 이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를 낀 반전세도 아니다. 간신히 낙성대 6평짜리 원룸을 보러 갔지만 창문만 열어도 행인들 발에 차일 것 같은 반지하다. 때마침 옆방에서 환기 장치를 타고 들어온 감자조림 냄새에 기분만 잡치고 돌아온다. 이 소설의 화자인 '미조'는 가난해도 너무 가난해서 서울에서 쫓겨날 위기다. 잦은 이직과 퇴사로 취직도 쉽지 않다. 최근 경..

이효석문학상 2021.07.29

최종심 진출작 ④ 은희경 '아가씨 유정도 하지'

엄마도 아내도 아닌 오로지 '나'로 존재한다 남달랐던 1933년생 최유정 주체적인 삶 모습 보여줘 "인생 다룬 성숙한 소설“ 서정원 기자 입력 : 2021.07.27 17:05:45 수정 : 2021.07.27 19:07:39 ◆ 제22회 이효석 문학상 ◆ 이전 세대 여성은 자신의 이름을 온전히 가졌던 적이 드물었다. 누구 엄마, 어디 댁, 누구 아내 등 타인과 관계 속에서 정의되곤 했다. 은희경 '아가씨 유정도 하지'는 여든두 살의 여성 '최유정'을, 그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이름 그대로 소리 내어 불러준다. 개인으로 호명된 유정의 오색찬란한 삶은 꽃으로 피어나 독자에게 가닿는다. 1933년생 최유정은 젊은 시절부터 남달랐다. 희생과 자애라는 동시대 여성의 덕목과는 거리가 멀었다. 넉넉지 못한 살림에..

이효석문학상 2021.07.28

최종심 진출작 ③ 박솔뫼 '만나게 되면 알게 될 거야'

어긋난대로 살아가는 존재들…어려운데도 묘하게 끌리네 감정에 확신 못하는 주인공 체념에 익숙, 매달리지 않아 기존 문법·서사 전복시켜 이향휘 기자 입력 : 2021.07.26 17:08:19 수정 : 2021.07.26 17:57:59 ◆ 제22회 이효석 문학상 ◆ 주인공 '서원이'는 자주 눈물을 흘린다. 콧물까지 흘때도 있다. 소설도 콧물에서 시작한다. 추울 때 코에서 나오는 물이 얼굴을 차갑게 하는 어느 겨울날, 반팔을 입은 천사가 나타나 그의 눈물과 콧물을 닦아준다. '쌀'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 천사는 천사가 아닐 수도 있다고 서원이는 생각한다. 코에서 일어난 일을 생각하다가 작년 여름부터 일어났던 일을 되짚는다. 서원이는 두 번이나 결혼한 전력이 있는 나이 많은 기정이에게 사랑을 달라고 했다. 소설..

이효석문학상 2021.07.27

최종심 진출작 ② 김멜라 '나뭇잎이 마르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우리 삶의 일부분 장애인·성소수자인 주인공 거절 당해도 사랑하며 베풀어 이기적인 현세태에 희망 제시 서정원 기자 입력 : 2021.07.25 16:10:46 수정 : 2021.07.25 16:21:44 최종심 진출작 ② 김멜라 '나뭇잎이 마르고' ◆ 제22회 이효석 문학상 ◆ 살면서 종종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만날 때가 있다. 간이라도 내어줄 듯이 늘 베풀기만 해서, 적당히 위선적이고 적당히 계산적인 요즘 사회엔 안 맞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말이다. 표준적인 현대 한국인인 우린 이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으면서도, 그들처럼 되거나 그들과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는 건 망설이곤 한다. 김멜라 '나뭇잎이 마르고'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따스한 시선을 건넨다. 주인공 '체'는..

이효석문학상 2021.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