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이효석문학상 수상자

제12회 수상작가 윤고은

메밀꽃 필 무렵 2018. 5. 15. 13:41

제12회 이효석 문학상(2011년)

수상작

“해마, 날다”

작가 약력
윤고은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 제2회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왔다. 2008년 제13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았으며, 장편소설로 '무중력증후군', '1인용 식탁' 등이 있다.
 

상금
2,000만원
 

운영위원회

심사위원회
현기영(소설가), 김형경(소설가), 구효서(소설가), 김경수(문학평론가), 서준섭(문학평론가), 서경석(문학평론가),
심진경(문학평론가)
 

심사후보작 : (작가명 가나다 순)
- 권여선 「진짜 진짜 좋아해」
- 김서령 「어디로 갈까요」
- 김 숨 「막차」
- 손홍규 「마르께스주의자의 사전」
- 윤성희 「눈사람」
- 정미경 「파견 근무」
- 한지수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
- 전아리 「플러스마이너스」
- 윤고은 「해마, 날다」
 

수상소감
설렌다. 누군가의 이름을 문패처럼 달고 있는 문학상이기에 더 설렌다. 이효석이라는 이름 석 자는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수상 소식 이후 도리어 생경하게 들린다. 지금 그의 이름이 걸린 문 앞에 서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조심스레 초인종을 누른다.
 

심사평
여러 논의들이 오갔지만 결국 이효석문학상은 새롭고 참신한, 그래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가에게 주어졌다는 점을 고려하여 윤고은의 <해마, 날다>에 돌아갔다. 이로써 이효석문학상은 문단 내에서 오래 쌓아 온 작가적 권위나 경력보다는 작품 자체의 참신함과 기대감을 중요한 상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이 분명하게 입증된 셈이다. 그리하여 이제 우리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젊고 새로워질 문학상 하나를 갖게 되었다. 다시 한 번 수상자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 <심사위원: 심진경(문학평론가)>

윤고은의 <해마, 날다>는 현대인의 내면에 바야흐로 불붙어 오르기 시작한 서사 욕망에 관한 이야기로 읽힌다. 소설은 돈을 지불해야만 자기표현이 허용되는 시대,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의미가 소통되지 않는 시대, 뜻 없는 언어들이 파편화 되어 허공에 흩뿌려지는 시대를 눈앞에 잡힐 듯 잘 그려 내고 있다. 허공에 떠도는 언어를 주워 마음 위에 옷처럼 껴입으면 그 언어가 바야흐로 새 정체성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현실의 한 지점을 잘 포착하고 있는 점, 그것을 인물의 삶 속에 적절히 녹여 내는 방식, 그러면서도 조금만 이야기하고 슬그머니 빠지는 기술이 아름다워 보인다. <심사위원: 김형경(소설가)>

윤고은의 <해마, 날다>는 어, 참, 이런 회사가 있다면 정말 좋겠는걸, 하며 읽었다. 음주 통화 서비스업체. 있을 리 없는 회사지만 소설에선 그런 회사가 공간이고 배경이다. 그만큼 아이디어가 매력적이다. 매력의 힘이 나중에는 고용과 관련된 자본주의적 생존 시스템의 피로한 풍경으로 은근슬쩍 옮아가 이어진다. 그 ‘은근슬쩍’한 토스마저 매력적이다. <심사위원: 구효서(소설가)>

무엇보다 윤고은의 소설은, 상상력이라는 것이 근거 없는 공상이 아니라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삶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라고 하는 절박한 인식의 방법임을 분명히 보여 주고 있다. 소통과 대화의 부재로 인한 인간의 근원적인 외로움을 그리되, 그것을 청년 실업과 명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계급적 간극, 그리고 다문화 가정의 사상누각 같은 함정에 대한 인식 같은 것들이 한데 뒤섞인 현실의 면모를 통해 전달하는 <해마, 날다>는, 그녀의 상상력이 점차 지상에 안전하게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작품이다. 간혹 그녀가 빠져드는 소설적 ‘서정성’에의 유혹을 잘 제어한다면, 그녀의 소설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심사위원: 김경 <심사위원: 김경수(문학평론가)>

윤고은 씨의 <해마, 날다>는 뚜렷한 주제, 긴장감 있는 서사 구조, 개성적인 언어 표현 등 몇 가지 점에서 특히 호감이 가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의 매력은 우리 시대의 사회문제의 하나인 청년 실업이라는 사회문제를, 제한된 시야 속에서나마 소설 속에 끌어들여, 이를 성공적으로 문학적으로 조형해 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인물들, 에피소드들을 둘러싸고 있는 서사적 시간의 깊이가 얕고 이야기가 현장적, 현상적인 것에 머물러, 결과적으로 작품이 밋밋한 세태 소설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문제점도 없지 않다. 그렇기는 하지만, 작가로서의 문제의식과 언어 표현력 양면에서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윤고은 씨의 <해마, 날다>의 이효석문학상 당선을 축하하며, 앞으로의 문학적 진전을 기대한다<심사위원: 서준섭(문학평론가)>

후보에 오른 작가들의 경우 작품의 짜임새에 대해 말하자면 거의 모든 분들이 이미 경지에 올라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좁게는 상상력, 좀 폭넓게 말하자면 새로운 사유의 차원은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그 차이란 미세한 것이지만 대개의 겨우 단편 특유의 문장과 형식의 힘에 맡겨 이 상상력과 사유를 유발시켜 보려 한다. 작가 윤고은 씨가 앞선 부분은 그 상상력을, 작가가 구성과 형식의 힘에 내맡기지 않고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그려 낸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심사위원: 서경석(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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