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이효석 문학상(2004년)
- 수상작
- ‘타인의 고독’
- 작가 약력
- 정이현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와 서울예대 문창과를 졸업했다.
2002년 <문학과사회> 제 1회 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낭만적 사랑과 사회'가 당선되어 등단하였으며 장편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 <너는 모른다>, <사랑의 기초-연인들>, 단편집 <낭만적 사랑과 사회>, <오늘의 거짓말> 등이 있다.
이효석문학상, 현대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 상금
- 1,000만원
- 운영위원회
- 심사위원회
- 김병익(문학평론가), 이청준(소설가), 오정희(소설가)
- 심사후보작 : (작가명 가나다 순)
- - 강영숙 「씨티 튜어 버스」
- 김도연 「출가」
- 김연수 「거짓된 마음의 역사」
- 김연수 「이등박문을 쏘지 못하다」
- 김영하 「보물선」
- 박청호 「벚꽃 들」
- 서하진 「알 수 없는 날들」
- 정이현 「타인의 고독」
- 조경란 「100마일 걷기」
- 조경란 「국자 이야기」
- 한창훈 「주유남해」
- 함정임 「소금 한 줌」
- 수상소감
- 처음에는, 그들이 한국어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어제도 안녕했어? 안녕했는데 힘들어서 밥 못 먹었어. 밤 아홉 시, 이태원의 패스트푸드점. 제 옆 테이블에 앉은 두 명의 젊은 외국인들은 분명히 짧고 어눌한 우리말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피부가 가무잡잡하고 어글어글한 눈빛을 가진 그 남자들은 무척 닮았지만,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모양이었습니다. 종이에 싼 햄버거를 한 남자가 또 한 남자의 앞으로 밀어주었습니다. 이거 먹어. 많이 먹어. 제 모국어가 누군가에게 그토록 절실한 소통의 통로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습니다.
늘 스스로를 신인이라고 여기고 있었는데 뜻밖에 과분한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너무 일찍 당도해버린 순간 앞에서 저는 말에 대해, 생에 대해, 점점 더 모르는 것이 많아진다고 고백할 수 밖에 없습니다. 수상작은 첫 번째 창작집을 묶고 난 뒤에 처음으로 쓴 단편입니다. 소설을 쓰는 동안 유난히 고통스럽고도 즐거웠습니다.- 소비 자본주의 사회의 일상을 살아가는 젊은 소설가로서 당대를 어떤 방식으로 바라볼 것인지 나름대로의 내적 태도를 정립하고 싶었습니다. ‘타인의 고독’이라는 제목을 붙이면서, 이제 그림자를 통해 빛을 말할 수 도 있지 않을까, 잠깐 생각했습니다. 그 미미한 움직임을 호명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2004년 여름
- 심사평
- 예심에 오른 작품들은 각기 다양한 소재와 형식으로 이 시대의 풍속과 가치 의식들을 드러내고 있다. 실재와 환상을 뒤섞은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인공의 낙원을 그림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황량함과 우울을 드러내거나 역사의 한 시점을 빌려와 작금의 현상을 해석하는 등 소설적 공간과 시간을 확장하며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다.
- 그런가 하면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둘러쓴 겹겹의 위장망과 억압기제들을 파헤치며 내면을 심층적으로 해부하기도 하면서 욕망과 고통, 현상과 꿈을 기술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대체로 그 기저에 고독과 소통불능의 비극성, 슬픔의 정서를 깔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
정이현의 소설은 당대적 풍속과 분위기를 문학적으로 양식화하여 보여주는 작품으로 2004년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가치 태도 등을 그려내는 데 탁월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관계기피증, 소통을 열렬히 원하면서도 이를 두려워하고 거부하는 이율배반적 모순에 갇힌 모습들을 날렵하고 경쾌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는데 그 가볍고 건조함이 표출하는 블랙유머와, 고통의 감춤 혹은 드러냄은 차가운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 소설 속의 각 상황과 장치, 복선들을 실핏줄처럼 이어 주제를 향해 모으는 기술적 공교함도 뛰어나다. 가정이 사라지고 가족이 해체되고 마침내 단자화된 한 개인의 인간성마저도 소멸되어가는 과정을 시종 감상의 개입 없이 그려나가는데 그 담담한 일상의 기술이 남기는 울림과 파장은 역설적으로 넓고 깊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비추며 반성적 사유와 성찰을 이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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