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문학상

[2022 이효석문학상] 1차독회

메밀꽃 필 무렵 2022. 8. 6. 14:03

 

[2022 이효석문학상] 여성의 목소리로 그린 이 시대의 자화상

최고의 소설은?

 

전염병·부동산·청년실업 등우울한 현실 소설 속으로…

최종심 6명 모두 여성작가"

일부작품 진부한 설정" 평가도

 

대상 3000만원…9월 시상식최종 결과는 8월 중순 발표

 

                                                                         ⁕김유태 기자 ⁕입력 : 2022.07.24 17:08:44  

                                                                         ⁕수정 : 2022.07.25 11:19:4

 

23회 이효석 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제1차 독회에 참석한 심사위원들. 왼쪽부터 소설가 편혜영·구효서·오정희(심사위원장), 문학평론가 김동식 인하대 교수·이경재 숭실대 교수. [이충우 기자]

 

소금 뿌린 듯 흐드러지게 펼쳐질, 봉평 메밀꽃밭의 올해 주인공은 누굴까.이효석문학상이 올해 23회째를 맞아 힘차게 출발했다. 이효석문학상은 '메밀꽃 필 무렵' '도시와 유령' '벽공무한' 등 걸작으로 현실의 단면과 인간 심리를 유려한 문장으로 표현한 가산 이효석 선생(1907~1942)의 문학정신을 추앙하기 위해 2000년 제정된 문학상이다. 2015년부터 이효석문학재단과 매일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해 올해가 8년째다.

이효석문학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오정희 소설가)는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에서 이 효석문학상 본심을 개최하고, 최종심 진출작을 확정했다.

'기수상 작가 2인이 심사에 참여한다'는 위원 위촉 내규에 따라 구효서 소설가(6회 단편 '소금가마니'로 수상)와 편혜영 소설가(10회 단편 '토끼의 묘'로 수상)가 참여했으며, 문예지 '문학과 지성' 3세대 편집동인을 지낸 김동식 평론가(인하대 교수), 최근 '비평의 아포리아'를 출간했고 앞서 김환태평론문학상을 받은 이경재 평론가(숭실대 교수)가 동석했다. 박경리·박완서로 이어지는 한국 여성문학의 계보를 잇는 오정희 소설가는 당연직 위원장이자 심사 좌장으로 참석했다.

본심 관문을 뚫고 최종심 진출작으로 결정된 작품은 단편 6편으로, 정한아·백수린·김멜라·이주혜·위수정·김지연(이상 등연도순)이 선택됐다.

이효석문학상 후보작은 직전 연도 6월부터 당해 5월까지 1년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체에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을 심사 대상으로 삼는데, 평론가 2·소설가 3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문예지와 웹진에서 빼어난 단편소설을 3편씩 추천한 예심 통과작 14편을 지난 6월 말 확정한 바 있다.

 

올해 이효석문학상 예심 통과작 14편은 전염병 확산, 집값 폭등, 청년 실업 등 현실 이슈를 전면에 드러내거나 적어도 사건의 배경을 이루는 경우가 다수였다. 이주혜 단편 '우리가 파주에 가면 꼭 날이 흐리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격리와 확산을 통한 인간의 고립감을 직접적으로 드러냈고, 김지연 단편 '포기'와 위수정 단편 '아무도'는 감염 위기를 직접 드러내는 대신 질병 확산으로 인한 일말의 불안과 당혹감을 소설에 삽입했다. 최종심엔 아쉽게 탈락했지만 염승숙 단편 '믿음의 도약'은 전세난민이 됐다가 부동산 매매 사기를 당하는 부부의 참혹한 마음을 그렸다.

 

이러한 21세기 리얼리즘 대신 환상성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 수는 적었지만 김멜라 단편 '제 꿈 꾸세요'는 비현실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뤄 다른 최종심 진출작 5편과 차별화됐다. 대다수 작품이 확실한 현실에 기대는 작법인 데 비해 김멜라 작가와 박솔뫼 단편 '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 김태용 단편 '밤과 다른 멜로디'는 현실의 이면과 배면을 주로 다뤘다. 김경욱 단편 '누군가 나에 대해 말할 때', 안보윤 단편 '어떤 진심', 김희선 단편 '거기 매뉴얼이 있었네'도 현실을 기반으로 하면서 균열을 경험하고야 마는 인물의 내면을 담아냈다.

 

14인 중 2인을 제외하고 전부 여성 작가였던 가운데 여성의 목소리를 구체화해 드러내는 작품도 많았다. 백수린 단편 '아주 환한 날들'은 노년 여성의 현실을 온기가 전해지는 문장으로 담아냈고, 정한아 단편 '지난밤 내 꿈에'4대에 이르는 여성 일대기를 채 10장도 되지 않은 짧은 소설에 말끔하게 담아냈다. '여성 작가들의 여성적 목소리'는 매년 주요하게 다뤄지는 이효석문학상 주요 주제였다.

그러나 올해 일부 작품에선 여성과 남성을 소설에서 호명하는 방식이 습관화됐거나 진부하게 느껴지고, 심지어 나쁜 의미의 전형성을 보여줬다는 다소 차가운 평도 있었다.올해 이효석문학상 대상작은 8월 중순 열리는 심사에서 결정된다. 대상 상금은 3000만원이며, 최종심에 진출한 우수작품상 수상 작가 5인에게는 각각 200만원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917일 강원도 평창군 이효석문학관 인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시상식 전후로 매경출판 임프린트 생각정거장에서 '23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출간할 계획이다.

 

오정희 소설가는 "담백하고 소박하게 우리 시대의 이야기를 하는 작품도 있었고, 슬프지만 아름답게 인물들의 내면적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도 있었다""심사위원들은 본심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6편의 작품을 다시 세밀하게 들여다본 뒤 8월 최종심에서 23번째 주인공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주최 : 매일경제신문사 / 이효석문학재단

 ■ 주관 : 이효석문학재단

 ■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 평창군

 ■ 협찬 : NH농협금융 / 농협중앙회

    [김유태 기자][ⓒ 매일경제 &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