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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 탄생 110주년…정본 전집 6권 출판기념회

메밀꽃 필 무렵 2017. 2. 28. 16:28


이효석 탄생 110주년…

정본 전집 6권 출판기념회



김병익·유종호 등 문단 거물 한자리에…"선생의 영혼도 감격하셨을 터

"이어령 "전집 샅샅이 읽으며 경탄"…장남 이우현 "이런 영광 다시 없을것"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효석 정본 전집 출판기념회장에 참석한 이상옥 서울대 명예교수, 오정희 소설가, 김병익 문학평론가, 장순하 시조시인, 유종호 전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이우현 이효석문학재단 상임이사, 김의재 이효석문학재단 이사장,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왼쪽부터). [이승환 기자]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같이 뜰의 낙엽을 긁어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덧 날고 떨어져도 또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이란 참으로 이 세상 사람의 수요보다도 많은가 보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가산 이효석 선생(1907~1942)의 정본 전집 출판기념회장의 사위(四圍)로 나긋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집 편집위원 송민자 씨가 낭독한 수필의 이름은 '계절의 낙서'. 지금도 교과서에 실리며 널리널리 회자되는 선생의 대표 수필이다. 이날은 이효석 선생의 탄생 110주년이었다.

  시보다 아름다운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쓴 선생은 1907년 2월 23일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나 1942년 5월 25일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진정한 문학계 거인을 기리기 위해서였을까. 이날 자리에는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문학과지성사 설립자인 김병익 문학평론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을 포함해 다양한 출판·문학·영화계 인사들로 가득했다. 인사말은 선생의 장남인 이우현 씨가 읊었다. 


 "선친의 문학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이 오셔서 유족으로서 감회에 벅차 있습니다. 생전에 문학의 꽃을 피우는 데 전념하신 아버지의 전집 출간을 기념하게 되어 영광스럽기 그지없습니다.


" 최초의 이효석 전집은 1959년 출간된 5권짜리였다. 이우현 씨가 병역을 마친 후 전국 도서관을 누비며 아버지가 남긴 작품들을 모두 필사한 것이었다. 이번에 출간된 정본 전집 6권은 그로부터 52년이 흐른 2011년 11월께 처음 구상된 것으로, 이상옥 서울대 명예교수가 이우현 씨에게 제안해 출발했다.


  전집 편집을 책임진 이 교수는 "이효석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필수적인 연구 자료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독서대중이 읽기에도 적합할 만큼 반듯한 텍스트를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날 축사를 맡은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은 오스카 와일드의 '시인은 절대 죽지 않는다'는 말로 운을 띄우며 이같이 말했다.


   "선생의 영혼이 이 자리에 계셨다면 대단히 감격하셨을 겁니다. 이렇게 철저한 텍스트 비평을 거쳐 만들어진 정본을 처음 보았어요. 전권을 샅샅이 읽으면서 놀라움과 경탄의 연속이었습니다.


  " 이어지는 축사에서 유종호 전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역시 "가산 선생의 문학은 역사의 심판을 이겨내고 지금도 여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우리 인문학의 현대적 고전"이라고 말했다.


  이효석문학재단이 편집하고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이 펴낸 '이효석 전집' 6권은 한국 학계에서 처음 간행되는 '결정판 정본 전집'이다.

[김시균 기자]입력 2017.02.24

매경 2월24일자 신문에서 발췌